검색창: 17개월 아기 발달

“몇 개월이에요?”

아기를 데리고 소아과에 가면, 처음 만나는 양육자들끼리 가볍게 인사를 나눌 때 자연스레 나오는 질문입니다. "식사하셨어요?"와 엇비슷한 표현이지요. 아기들은 개월 수마다 발달이 천차만별이라서, 이런저런 발달 사항을 공유하며 수다가 시작되곤 합니다. 저는 원래 성격이 내향적인 편인데, 일을 할 때는 파워 E 자아가 나오는 편입니다. 육아만 하면서 사회적 자아가 자취를 감추었나 했더니 아기를 낳고 나서는 성격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이젠 키즈 카페나 소아과에서 처음 만나는 사람과도 꽤 이야기를 잘 나눌 수 있게 되었으니까요.

아기의 나이를 개월 수로 치는 것은 언제 생각해도 참 귀엽습니다. 아기는 매달 1개월씩 나이(?)를 먹고, 달이 바뀔 때마다 눈에 띄게 성장하지요. 얼마 전 아기가 17개월을 맞아, 이 시기 발달 정보를 검색해 보았습니다.  

무엇이든 스스로 하기를 좋아한다. 

‘스스로’ 

정말 요즘, 아기가 뭐든 ‘스스로’하는 걸 원하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귀찮은 일은 제 몫이지만 숟가락으로 밥을 직접 떠먹는다던가(언빌리버블), 뭐든 궁금한 건 직접 만져 보고 부딪혀 보고 스스로 하려고 하더라고요.

아기가 첫 이유식을 시작하던 때가 선명하게 떠오릅니다. 고형식을 어떻게 먹는지도 몰라 입에 넣어 주어도 입 바깥으로 죽이 줄줄 흐르던 모습이요. 그랬던 아기가 밥을 스스로 떠먹다니요. 아, 인간이 이렇게 발전적인 존재였다니....! 아기는 이렇게 하나씩 혼자 할 수 있는 것들을 터득하며 독립해 나가겠지요. 언젠가 지금 저처럼 거의 모든 걸 ‘혼자’ 할 수 있는 날도 올 테고요. 

어린이 보호구역 표지판이 눈에 띄는 어느 길, 표지에서 만났던 아이가 킥보드와 함께 이리저리 서성이고 있습니다(저는 이 장면에서 아이가 안전모를 쓰고 있는 게 참 좋았습니다). 함께 갈 할아버지가 오실 때가 됐는데, 아직 보이지 않나 봅니다. 그런데 어쩐지 아이는 신이 나 보입니다. 할아버지가 안 오시는 거면, 오늘은 혼자 가 볼까 하며 궁리하는 저 표정 좀 보세요. 

어른들은 항상 아직은 때가 아니라고 한다.

그때 커다란 그림자를 드리우며 할아버지가 나타납니다. 모자를 잃어버릴 뻔했던 바로 그 할아버지네요. 아이가 앞장서고 할아버지가 뒤를 따라가며 둘은 길을 나섭니다. 아이는 할아버지에게 ‘나 혼자 갈 수 있어. 봐 봐~’ 하고 말하더니 신나게 앞서 나가다가 잠깐 길도 잃습니다. 그리고 길을 가다가 길동무를 셋이나 만납니다. 표지에서 보았던 까만 고양이와 두 마리 새입니다. 

낯선 사람을 따라가지 않고 울거나 한눈팔지 않고 곧장 집으로 갈 수 있다.

아이는 킥보드에서 내린 뒤 횡단보도 앞에서 차분히 신호를 기다리고, 신호등이 초록색으로 바뀌자 손을 높이 들고 천천히 길을 건넙니다(아구, 기특해라). 그때, 주변이 서서히 붉게 물들며 저녁이 찾아옵니다. 그리고 할아버지 모습이 좀처럼 보이지 않아 걱정하는 독자 마음을 알기라도 하는 듯 저녁놀을 배경으로 도시의 모습이 원경으로 펼쳐지지요. 다양한 모습의 이웃들이 길을 걷는 사이로 킥보드를 탄 아이가 저만치 앞서면, 한 참 뒤에 지팡이를 짚고 천천히 따라가는 할아버지가 눈에 띕니다. 

그림책 속 깨알 같은 재미도 놓칠 수 없는데, 제가 가장 좋아하는 장면은 놀이터가 나오는 장면입니다. 요즘 새로 만든 놀이터의 미끄럼틀은 아이들이 바깥으로 튕겨져 나가 다칠 일 없게, 그러나 안쪽이 약간 투명하게 보이도록 만들더라고요. 그림책 속에서 그 미끄럼틀을 타는 아이 모습을 꼭 찾아보세요 :) 

건강하고 안전하고 든든한 이야기를 읽고 나자, 요 며칠 불편했던 속이 절로 평안해졌습니다. 속이 꽉 찬 알배추 같은 이야기는 제 아기가 앞으로 수없이 혼자 하게 될 것들을 설레고 기대하며 기다리게 해 줍니다. 아직도 이 그림책을 못 보셨다면 지금 당장 사러 가시길 추천합니다. 이 정도는 우리 ‘혼자’ 살 수 있잖아요? 후후. 

 『혼자 갈 수 있어』 사러 가기

그럼에도 꼭 한번 혼자하기를 시도해 보면 좋겠어요. 그건 생각보다 근사할 수도 있고, 별로일 수도 있는데, 한번 해 보고 나면 “그다음”이 생기는 건 확실합니다. 그러니까 혼자 뭔가를 해 보고 싶은 마음이 들면 자기 방식대로, 가능한 만큼 시도해 보길 바래요.-  위모씨

🐰 안녕하세요 편집자님, ‘그림책 바구니’ 구독자님들께 자기소개를 부탁드려요 :)

🐱 안녕하세요. 애정하는 ‘그림책 바구니’를 통해 인사를 나누게 되어 엄청 기쁘고 영광입니다. 저는 아이와 어른이 함께 보는 책을 읽고 쓰고 만들고 있고요, 인스타그램 위모씨 @wemossi 계정을 통해 책과 관련된 일상과 정보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 『혼자 갈 수 있어』  책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 처음으로 집에 혼자 가 보는 아이의 이야기를 담은 책입니다. 나도 이제 혼자 갈 수 있는데 어른들이 허락을 해주지 않아 답답한 어린이, 언제부터 혼자 집에 오게 해야 할지 고민되는 어른들이 함께 보면 좋을 그림책입니다. 꼭 귀가의 문제만이 아니라 “혼자” 무언가를 하는 것에 대한 고민을 나눌 수 있는 책이니 꼭 만나주시면 좋겠습니다.

🐰 현이지 작가님을 그림책으로 처음 만나게 된 책이었어요. 작가님과의 첫 그림책 작업에 관해 얘기 나눠 주실 수 있나요? 

🐱 현이지 작가님과는 2019년 그림책 워크숍 온라인 전시회를 통해 인연이 닿았습니다. 당시에는 전체적인 흐름을 담은 스케치와 채색 두 장면 정도가 있었는데 ‘이 책을 같이 만들어 보고 싶다’라는 생각으로 연락을 드렸어요. ‘어떤 이야기를 담고 싶다’는 의도는 정해져 있었지만 구체적인 장면들이 확정된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계약 후 콘티 단계부터 차근차근 의논하면서 만들었습니다.

현이지 작가님은 제가 작품에 대한 의견을 드리면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자기 고민을 충분히 한 결과물을 보여줬는데 그게 참 반갑고 든든했습니다. 편집자들이 의견을 드릴 때는 ‘이런 부분이 필요할 것 같은데 이렇게 하면 어떨까’라는 지점을 전달하는 것이지, 문자 그대로 따라주길 바라는 게 아니니까요. 작가님과 편집자가 생각하는 상이 (당연히) 다를 수 있는데, 각자 근거를 가지고 의견을 나눌 때, 함께 책을 만든다는 느낌을 갖게 되는 것 같아요. 이런 과정을 통해 만든 책들은 특히 더 믿음과 애정을 갖게 됩니다.

🐰 어린이의 용기 있는 행동과 여정을 독자로서 열렬히 응원하게 된 이야기입니다. 특히 킥보드의 존재가 참 인상적이었어요. 어른에 비해서 작은 어린이의 몸이 킥보드를 통해 무지무지 크게 확장된다는 느낌도 들었고요. 어린이의 상상 속에서 킥보드가 변신한 동물은 마치 흑표범처럼 보였는데, 어떤 동물인지 궁금하고 그 동물로 표현한 이유가 궁금합니다. 

🐱 작가님이 의도한 건 치타였는데요, 책을 보고 표범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꽤 있는 것 같아요. 이런 의견을 작가님에게 전해 드렸더니 “덩치가 크고 빠른 동물’을 떠올리며 그렸기 때문에 반드시 치타로 보지 않아도 된다”라고 하네요. (웃음)

편집자 입장에서는 킥보드가 ‘어떤 동물’로 변하느냐보다 ‘엄청나게 빨리 달리다 보니 하늘을 나는 것 같은 기분’을 느끼는 것이 이미지로 설득되느냐에 중심을 뒀던 것 같아요. 킥보드의 변신 직전에 어떤 형태의 길을 달려야 할지, 킥보드는 어떤 형태로 변해 가야 할지, 아이의 동세와 표정은 어때야 할지에 대해 의견을 나누며 다양한 구도를 고민했어요.

🐰 이 책에서 특별히 그림으로 보여 주고자 애썼던 장면이나 편집자님께서 가장 좋아하는 장면이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 이 작품을 처음 만났을 때, 혼자 있기 때문에 느낄 수 있는 벅찬 감정이 실려 있다고 느꼈고 그 지점이 참 좋았어요. 아이가 하늘로 성큼 날아오르는 시퀀스는 구도나 채색 기법 등 구체적인 표현은 더미 때와 달라졌지만, 제가 처음 보고 반했던 지점은 고스란히 남아 있습니다.

이 시퀀스에서 편집자로 특히 고민한 지점은 몇 월의 몇 시경 하늘인지, 아이가 하늘에 머무는 시간은 대략 어느 정도인지와 같은 설정이었어요. 이런 설정이 작품에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더라도 만드는 사람들(작가와 편집자와 디자이너)은 알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야 장면의 디테일을 만들 수 있고, 독자를 자연스럽게 그림책 장면 속으로 초대할 수 있으니까요. 이 작품에서 상당히 중요한 시퀀스이고 작가님도 애정을 가진 장면들이기 때문에 몇 가지 버전을 두고 고민했고 현재 책에 실린 버전을 선택했습니다.

🐰 함께 보는 두 살 아기가 표지의 별자리를 손으로 가리키며 아주 좋아했어요. 표지 그림에 대한 이야기를 더 들려주실 수 있나요?

🐱 이 작품은 일상의 공간과 판타지가 맞물려 있기 때문에 표지에 대한 고민이 컸어요. 일상적인 모습만 보여주면 이 책만의 개성이 드러나지 않을 테고, 판타지적인 요소를 표지부터 확 드러내면 본문이 힘을 잃을 테니까요. 어떤 방식이 좋을지 고민을 하다가 본문의 판타지 요소 중 치타를 은유적으로 표현하는 방향을 떠올렸어요. 치타의 표현을 두고도 몇 가지 고민을 하다가 밤하늘의 별자리는 길잡이 역할도 하니까 이 작품과 어울리겠다는 데 의견을 모았습니다. 아이의 표정, 별자리 표현 등의 디테일도 작가님이 이것저것 시도하고 고민한 결과입니다.

🐰 어린이가 눈 감고도 갈 수 있다는 길을 어린이답게 헤매는 모습이 나오는 장면에서 노란 우산이 그려진 벽을 발견했어요. 어떤 특별한 의미가 있는 곳일까요? 

🐱 저는 이 장면이 현이지 작가님 특유의 담담한 유머가 드러난 장면이라고 생각해서 좋아하는데요. (웃음) 집에 가는 길의 표현은 여러 측면으로 고민했어요. 그중에 ‘배경에 등장하는 가게들을 얼마나 구체적으로 드러낼 것인가’ 하는 것도 있었는데, 가게의 상호가 다 드러나기보다 어떤 공간인지를 드러내는 정도면 좋겠다고 의견을 나누었어요. 질문하신 ‘노란 우산이 그려진 벽’은 “우산 가게”인데, 이런 정보가 구체적으로 전달되지 않더라도 노란색과 우산이라는 형태가 ‘아이들이 안전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전해지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 그림책의 도입부에서는 할아버지의 커다란 그림자 그늘에 선 아이의 모습이 눈에 띄었는데, 이야기의 끝에 가면 어둠 속에서 넘어진 아이 뒤로 환한 빛과 함께 할아버지가 등장해요. 그림자(그늘)이자 빛인 어른, 할아버지의 역할에 관한 편집자님의 이야기를 더 듣고 싶어요.

🐱 이 작품에서 할아버지는 어떤 사람이어야 할까, 아이와 어떤 관계일까, 여러 버전으로 콘티를 짜며 탐색하는 과정이 있었습니다. 강압적인 양육자에 반항하는 아이의 캐릭터도 고려가 되었는데, 작가님이 최종적으로 묵묵히 지켜봐 주는 할아버지와 조금 앞서 달려가는 아이로 캐릭터를 잡았을 때 그 선택에 충분히 동의가 되고 마음이 좋았던 기억이 납니다.

책을 만들 때는 생각을 못 했는데 출간 후에는 이 책에 나오는 할아버지와 편집자의 역할이 상당 부분 겹친다는 느낌도 받았어요. 작가님들 입장에선 편집자 의견이 간섭(그림자)처럼 느껴질 때도 있고, 든든하게 나를 지켜봐 준다고 느낄 때도 있을 테니까요?(웃음) 그림책을 함께 만드는 관계에서도 적당한 거리 조절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이 작품을 통해 다시금 생각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 1인분도 배달 가능한, 독자 중 누구라도 감정 이입할 수 있는 인물이 꼭 한 명은 있는, 밝은 도시의 빛과 환한 달이 어린이의 길을 밝혀 주는 그림책 속 세계가 참 포근하고 넉넉해서 그 속에 들어가 살고 싶었어요. 어린이가 지나는 배경의 모든 것들이 내내 어린이를 응원하고 말을 건다는 느낌도 받았고요. 그림책 속 배경에 대한 히스토리를 좀 더 듣고 싶어요.

🐱 많은 작가님들이 그렇듯이 현이지 작가님도 자신이 일상적으로 보는 공간이나 좋아하는 공간을 토대로 그림책 장면을 만들었다고 해요. 그 공간이 “포근하고 넉넉한 세계”로 여겨진다면 작가님이 혼자 집에 가는 아이가 “안전하길 바라는 마음”을 가득 가지고 작업을 했기 때문이란 것 같아요.

이 책을 만들면서 “안전”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는데요. 아이가 이동하는 길, 아이가 교통 수칙을 준수하는 모습, 아이가 마주치는 사람들 등을 조심스럽게 살폈어요. 어린이의 안전만이 아니라 시각 장애인의 안전한 보행을 위해 꼭 필요한 노란색 점자블록을 담은 것도 작가님의 의도 중 하나랍니다.

🐰 길에 사는 동물인 두 마리 새와 고양이가 어린이의 여정에 늘 함께합니다. 이 존재들을 등장시킨 이유와 길에 사는 동물로 설정하신 이유가 궁금해요.

🐱 출판사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저 역시 작가님에 건넨 질문이었는데요,(웃음) 아이가 외로울 것 같아서이기도 하고, 혼자이고 싶지만 절대적으로 혼자일 수 없는 상태를 그리고 싶기도 했답니다.

작품을 만들 때는 왜 길고양이나 비둘기가 등장하는지 직접적으로 물어보지는 않았었는데, 길고양이나 비둘기가 도시 공간 안에서 환대받지 못하는 주변부 캐릭터잖아요. 이들이 어른들의 세계에서 소외되기 쉬운 어린이와 함께 간다는 지점이 개인적으로 참 좋았습니다. 발언권이나 권력을 충분히 갖지 못한 존재들이 함께 가는 느낌이랄까요.

🔗현이지 작가 <예스 7문 7답> 인터뷰 보러 가기

🐰 어린이의 용기가 빛을 발하며, 상상이 막 펼쳐지려는 장면에서 차를 탄 로봇을 발견했어요. 이 로봇은 어떤 장치로 숨겨두신 걸까요?

🐱 저는 로봇의 등장이 그림책을 꼼꼼하게 보는 독자들을 위한 “깜짝 선물” 같은 것이 아닐까 짐작했어요. 답변에 충실하게 답하고 싶어서 작가님에게 물어보니 제 짐작이 맞기도 하고, 남녀노소가 아닌 모습을 그리고 싶기도 했고, 킥보드가 변하기 전의 전조 현상처럼 보이고 싶기도 했답니다. (얘기를 듣고 보니 모든 이유가 다 말이 되는 것 같아요)

🐰 어린이의 하루 속에는 정말 다양한 동물과 사람이 등장하더라고요. (심지어 로봇도 발견!) 편집자님이 가장 좋아하는 등장인물이 있나요? *구독자님 질문

🐱 그림책 바구니 구독자님이라 역시(!) 로봇을 눈여겨 봐주셨네요. 저도 처음에 로봇을 보고 '핫? 로봇?' 했답니다. (웃음) 여러 등장인물들이 다 눈길이 가지만 가장 시선이 많이 가는 건 검은 고양이에요. 고양이가 어떤 방식으로 아이와 동행하는지, 클라이맥스 장면 이후에는 어디에 위치하면 좋을지 하나하나 살피며 의견을 주고받았어요. 이렇게 짚어가며 만들어도 생각지 못한 부분들이 있기 마련인데, 고양이가 나오지 않는 곳이 두 장면 있다고 짚어준 어린이 독자님이 있다고 제보를 받았습니다. (계속 고양이 어디 있느냐고 물어서 수풀 속에 있다고 센스 있게 답해 주셨다고… 감사합니다!)

🐰 편집자님은 지금 혼자 가고 싶은 곳이나 혼자 하고 싶은 일 있으신가요? *구독자님 질문

🐱 저는 혼자 하는 것에 익숙해서 산책, 식당, 전시장, 극장, 여행 등을 혼자 잘 가는데요, 요즘 “혼자 갈 수 있어”의 마음보다 “같이 하고 싶어”의 마음이 더 큰 것 같습니다.

특별히 혼자 해야 하는 일이 있다면 “결정”인 것 같아요. 중요한 결정을 하거나 글을 쓸 때는 - 다른 사람의 의견을 참고할 수는 있지만 - 결국 나 스스로 마음을 정해야 하니까요.

🐰 어린 시절엔 혼자 가장 해 보고 싶었던 것이 무엇이었나요?

🐱 어릴 때는 두 살 터울의 언니와 같이 방을 썼기 때문에 “혼자 방을 쓰고 싶어”의 마음이 컸던 것 같네요. 지금은 방이 아니라 집을 혼자 쓰고 있기 때문에 소원을 대차게 이뤘다고 볼 수 있습니다.

🐰 『혼자 갈 수 있어』 를 보게 될 어린이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 무언가를 혼자 해 보고 싶긴 한데, 내가 혼자 잘할 수 있을지 두렵고 긴장된다면 그건 아주아주 당연한 겁니다. 나만 그런 게 아니라 누구나 그런 마음이 들 거예요. 그럼에도 꼭 한번 혼자하기를 시도해 보면 좋겠어요. 그건 생각보다 근사할 수도 있고, 별로일 수도 있는데, 한번 해 보고 나면 “그다음”이 생기는 건 확실합니다. 그러니까 혼자 뭔가를 해 보고 싶은 마음이 들면 자기 방식대로, 가능한 만큼 시도해 보길 바라요.

🐰 다음 그림책으로 어떤 책을 편집 중이신가요? 

🐱 곧 마감할 작품들로 채상우 작가님의 『숲속의 아침』과 최민지 작가님의 『하늘에서 동아줄이 내려올 줄이야』를 꼽을 수 있겠네요. 『웃어요』를 함께 만든 채상우 작가님과 또 한 번 사랑스러운 아기 그림책을 만들고 있고, 최민지 작가님과는 ‘책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좋아하지 않을 수 없는 그림책’을 만들고 있습니다. 두 권 모두 8월 마감 예정이니 많은 관심과 애정 부탁드려요!

🐰 끝으로 요즘 가장 재미나게 읽은 그림책을 추천 부탁드립니다! 

🐱 엠마 비르케가 쓰고 요안나 헬그렌이 그린 『우리 엄마가 더 빨리 올 거야』를 보고 “와, 이 책 너무 재밌는데?” 하며 앉은 자리에서 세 번 정도 읽었습니다. (웃음) 엄마의 퇴근을 기다리는 아이들, 아이를 향해 달려가는 엄마들의 모습이 유쾌하게 그려진 작품인데요, 기발한 상상력과 이야기, 그림체 모두 좋았어요. 표면적으로는 “경쟁 구도”처럼 그려지지만 티격태격하면서도 정을 나누는, 같이 살아가는 삶의 태도가 느껴져서 특히 더 좋았습니다. 

이런 작품들을 만나면 퍽퍽한 현실을 살아내기 위해는 역시 유쾌함과 상상력, 연대가 필요하다며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데요. 저에게는 그림책 바구니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이토록 열정적이고 다정한 편집자 동료가 있다는 것이 얼마나 든든하고 반갑고 기쁜지 몰라요. 앞으로도 그림책 바구니를 통해, 그림책을 통해 계속 연결되고 싶습니다.

🐰 선배님 사랑합니다 ㅠㅠ💘

알배추처럼 꽉 찬 위모씨 편집자님 인터뷰 재미나게 읽으셨나요? 오늘도 비 오는 수요일이네요:) 다음 그림책 바구니에서는 박지윤 작가님의 『특별 주문 케이크』와 만날 예정이에요. 이 책을 고른 이유는 다음 그림책 바구니에서 알려드릴게요. 함께 보면 좋을 그림책으로 김효은 작가님의 『우리가 케이크를 먹는 방법』과 베아트리체 알레마냐 신작 그림책 『뒤죽박죽 생일파티 대소동』을 추천합니다! 그럼 다음 그림책 바구니는 7월 27일에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