칙칙폭폭 칙칙폭폭

내일이면 벌써 육아 휴직을 마치고 복직한 지 한 달이 되는 날입니다. 요즘엔 매일 새벽에 일어나 잠든 아기 얼굴을 한 번 보고, 아기에게 짧은 편지를 써 두고 출근합니다. 낮에는 회사에서 최대치의 효율로 일하며 그날의 일을 반드시 마치고, 퇴근해서는 아기와 짧은 시간을 알차게 보내고 있습니다. 대낮의 아기를 보지 못해서 그런지 매일 저녁 새롭게 성장한 아기의 모습을 발견하고 감동하면서요. 엄마보다 아빠를 더 찾을 때 죄금 서운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아빠와 잘 지내는 것 같아 다행이기도 합니다. 

“ 가장 처음의 기억이 심장 소리가 아닐까 라는 생각을 했어요. 왜냐면 아이가 어머니 배 속에 있을 때부터 어머니의 심장 소리를 들으며 커가잖아요. 그리고 세상에 태어났을 때도 포근히 안아주는 누군가의 품에서 그 사람의 심장 소리를 들으며 자라게 되겠죠. 누구나 태초의 기억에는 그 심장 소리가 남아 있을 거라 생각해요.” - 정진호

나는 달려요

붉은 선의 심장 박동 그래프가 선명하게 그려진 표지를 넘기면 가로로 긴 선이 이어집니다. 다음 장을 넘기자 붉은 선 위로 가슴에 살며시 손을 얹고 눈을 감은 아이가 서 있습니다.

오늘도

나는 달려요

일 등을 하려는 게 아니에요.

공을 잡거나

살을 빼려는 것도 아니에요.

몸속에 있는 심장 소리가 마치 귀에도 들리는 것 같은 때는 몹시 숨이 가쁘게 몸을 움직였을 때입니다. 또 무척 긴장되거나 떨리는 상황에서도 그렇지요. 좋아하는 사람 앞에서도 심장은 세차게 뜁니다. 그렇게 내 몸과 마음 어딘가가 평소와 다를 때, 평안하지 않을 때 심장은 더 세차게 뛰고, 귓가에 심장 소리가 들리는 것만 같지요. 그림책 속 아이는 그리운 엄마의 심장 소리를 기억하기 위해, 함께였던 기억을 떠올리기 위해 자기 심장을 더 세차게 뛰게 만듭니다.

100번째 어린이날을 축하합니다

세상 모든 어린이 여러분 축하합니다! 오늘 「어른에게 드리는 글」이라는 제목의 글을 여러 뉴스와 SNS에서 많이들 보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지금으로부터 100년 전 어린이날을 만든 방정환 선생님이 1923년 어린이날에 「어른에게 드리는 글」이라는 제목으로 선전문을 만들어 배포한 내용입니다.

이 글은 어른들에게 어린이를 한 인간으로 귀하게 여기고, 건강하고 안전하게 생활하게 해 줄 것을 권합니다. 아이의 잘못을 꾸짖는 것이 어른의 역할이 아니라, 자세히 알려주고 이끌어 주는 것이 어른의 역할이라는 것도요. 또 어린이들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놀이’를 위한 공간을 마련해 줄 것도 포함하지요. 

'엄마 앞에서 짝짜꿍, 아빠 앞에서 짝짜꿍' '빛나는 졸업장을 타신 언니께, 꽃다발을 한 아름…' 『어린이를 노래하다』는 이처럼 익숙한 우리 노래 「짝짜꿍」 「졸업식 노래」를 지은 작곡가 정순철의 삶과 동학에서 시작된 우리 어린이 운동의 역사를  담은 책입니다. 저는 이 책을 읽고 1923년 5월 1일 소년운동협회 이름으로 발표된 ‘소년운동의 첫 선언’이 유엔이 ‘어린이권리선언’을 채택한 1924년보다도 앞섰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요. 이 책을 쓴 도종환 작가님의 말처럼 중요한 것은 순서가 아닙니다. 100년 전에 살던 어른들이 스스로 앞장서 우리나라 아동의 권리를 위해 애썼다는 사실이겠지요.

어려운 시대를 살던 어린이들이 자신들을 위한 날이 매년 돌아온다는 것에 얼마나 큰 응원을 받고 성장할 힘을 얻었을까요. 올해로 100주년을 맞는 어린이날, 100년 전 거리마다 뿌려진 「어른에게 드리는 글」을 다시금 곱씹어 읽습니다. 어린이를 내려다보지 않는 것에서부터 시작되는 이 글을요. 

어린이와 행복한 어린이날 보내셨나요? 육아휴직을 마치고 복직하고 딱 한 달이 흘러 시즌 2로 돌아왔습니다. 시즌 1이 끝난 후 새롭게 신청해 주신 구독자님들께서는 아래 링크를 타고 가시면 지난 시즌 그림책 레터를 다시 보실 수 있습니다. 

🛒 시즌 1 그림책 바구니 보러 가기

그림책 바구니 시즌 2는 격주로 수요일에 찾아뵙겠습니다. 다음 그림책 바구니는 5월 18일입니다. 다음 그림책 바구니는 계절을 역행하여 안녕달 작가님의 『눈아이』와 만납니다. 요즘 저의 아기가 하루에도 몇 번씩 읽어 달라며 가져오는 그림책이에요. 두 살 아기가 96쪽이나 되는 그림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몇 번이고 다시 보게 만드는 매력을 샅샅이 파헤쳐 보겠습니다. 

그리고, HS님 댁 단팥빵 아가님 탄생을 축하 축하합니다. 아기님 이 세상에 와 주심에 감사하고 축복하고 또 축복하여요. 무탈하고 건강하고 신나게 무럭무럭 자라 주세요. 아기가 잘 자랄 수 있게 저는 어른의 일을 열심히 해 나가겠습니다 :) 그럼 여러분 다다음 주에 만나요! 잊을 만하면 찾아올 그림책 바구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