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8-23
아침에 빵 먹으며 나눈 대화.
아빠: 벌써 이제 석 달 뒤부터는 아빠도 회사로 출근해야 되겠네.
복덩: (당혹스러운 표정이 조금 보인다) 아빠 회사 출근하고, 엄마가 복덩이랑 같이 노는 거?
아빠: 아, 아니. 복덩이 어린이집에 가고 나서 아빠랑 엄마 둘 다 출근했다가, 복덩이 어린이집 끝나면 다시 같이 집에 와서 노는 거야.
복덩: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된 듯한 표정이다) 아…
아빠: (괜히 너무 일찍 이야기해 주었나 싶기도 하고, 복직하지 말아야 하나 싶기도 하고 복잡한 마음이다) 아직 나중에, 나중에 그렇게 하는 거니깐 걱정하지 않아도 돼.
복덩: (미소를 지으려 하지만, 마음은 그렇지 않아 표정이 일그러진다) 그럼 내일? 내일부터?
아빠: 내일보다 훨씬 나중에. 엄청 나중에.
복덩: (알겠다는 표정으로. 하지만 찝찝함이 가득한 표정으로.) 응. 나중에.
응, 나중에 꼭 복직해야 됨^^* (어멈)
2023-08-24
어제 OO 작가님께서 아범의 육아일기 잘 읽고 있다고 하시며 바구니를 통해 쿠키와 커피 선물을 주셨다. 정말 감사히 맛있게 먹었다.(카페인과 당충전!) 육아일기는 원래 나랑 바구니가 기록용으로 썼던 글인데, 바구니가 갑자기 외부에 공개하면서 사람들이 읽게 되었다(동의를 구했지,,구했을 거야). 재밌게 읽는다는 피드백을 받았다고 바구니가 말해주면 기분이 좋긴 하다. 그런데 한편으로 다른 사람이 볼 수 있다는 생각에 가볍게 쓰지 못하게 되는 것도 있다. 복덩이가 어떻게 자라는지 기록하려는 목적에 좀 더 충실해서, 처음 그랬던 것처럼 복덩이의 일상을 가볍게 잘 기록해야겠다.
2023-08-31
복덩이는 인형들을 좋아한다. 어린이집에 갔다가 집에 들어오면 가장 먼저 인형을 찾는다. “토끼 기다리고 있었네!” 하면서 아빠나 엄마보다 인형을 향해 달려간다. 그리고 “잘 있었어?” 하면서 인형을 꼭 안아준다.(사랑해도 인형한테 먼저 했음...) 엄마나 아빠가 밥을 먹는지는 큰 관심이 없지만, 인형들의 식사는 꼭 챙겨준다. 밥 먹기 전에 아빠 의자에 토끼를 앉혀놓고는, 아빠가 밥 먹을 때 어디 앉을지는 크게 고민하지 않는다.
그리고 최근에는 더 나아가 인형들과 역할 놀이를 하기 시작했다. 전날 밤에 바구니나 나와 나누었던 이야기를 그대로 인형과 재연하기도 한다.(똑바로 살아야 함.. 자식이 지켜본다)
버튼 누르면 소리 나는 타요 버스 장난감에 앉아서 이야기를 나누기도 한다.
타요: 어서 타세요!
복덩: 벌써 탔어요!
그리고 어제 복덩이한테 “아빠 안경 너무 오래 써서 흠집이 많이 났네. 새로 사야 할 것 같은데…” 라고 말했다. 그러자 복덩이가 “아빠 안경 내가 사줄게!”라고 말했다. 내가 “고마워”라고 이야기하고 있는데, 바구니가 냉정하게 말했다. “복덩이 돈 있어?” (돈 없다고, 선생님한테 달라고 할 거랴.. 아니 선생님은 무슨 죄야.)